분류 전체보기67 순천 선암사 (승선교, 일주문, 선암매) 매화꽃이 한창이던 봄날, 저는 전라남도 순천으로 무작정 차를 몰았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사찰이라고 하면 고즈넉하고 조용한 풍경을 떠올렸는데, 선암사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붉게 타오르는 매화꽃이 눈앞에 가득 펼쳐지면서 제 발걸음이 그 자리에 딱 멈춰버렸습니다. 이 글은 직접 발로 걸으며 느낀 선암사의 이야기입니다.승선교, 왜 전국 사진 명소가 됐을까주차장에서 선암사까지는 약 1km 정도의 완만한 흙길이 이어집니다. 저는 되도록이면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울창한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 사이를 걷다 보면 피톤치드(phytoncide)가 온몸으로 스며드는 느낌이 납니다. 피톤치드란 나무가 해충이나 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방출하는 천연 항균 물질로, 인체의 면역.. 2026. 4. 9. 통도사 서운암 (항아리, 야생화축제, 도자대장경) 절에 갔다가 된장 생각이 간절히 난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랬습니다. 통도사 서운암에서 사 온 된장으로 끓인 된장국 한 그릇이 시중에서 파는 그 어떤 된장과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고소하고 짜지 않으면서 깊은 맛. 스님들의 정성이 그대로 담긴 맛이라는 말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통도사의 19개 암자 중 하나인 서운암은 항아리, 야생화, 그리고 16만 도자대장경까지, 일반 암자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을 품고 있습니다.항아리 5천 개와 아이들의 기억 — 서운암 된장과 야생화축제서운암 마당에 처음 들어섰을 때, 솔직히 말하면 법당보다 항아리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햇볕을 받아 반질반질하게 윤이 나며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가보니, 그.. 2026. 4. 8. 통도사 암자순례 (자장암, 금와보살, 무풍한송로) 사찰 여행은 그냥 구경 가는 거 아닌가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통도사 자장암 툇마루에 앉아 영축산 능선을 바라보던 순간, 이 길이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통도사, 그 품 안의 19개 암자를 걷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습니다.자장암에서 마주한 것들, 금와보살과 영축산 능선통도사는 신라 선덕여왕 15년(646년), 자장율사(慈藏律師)가 창건한 불보사찰(佛寶寺刹)입니다. 불보사찰이란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 즉 부처님의 실제 유골을 봉안한 사찰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통도사 금강계단(金剛戒壇)에는 불상이 따로 없습니다. 사리 자체가 부처님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 통도사를 다시 바라보니 느낌이 전.. 2026. 4. 7. 울산 여행 (대왕암 출렁다리, 간절곶, 교통 불편) 울산을 노잼도시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실제로 다녀본 입장에서 전혀 다르게 느꼈습니다. 공업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관광지가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바다와 자연을 품은 매력적인 여행지였습니다. 다만 뚜벅이 여행자에게는 교통 인프라가 아직 아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제 시댁이 울산 방어진에 있어서 명절 때마다 방문하면서 울산의 숨은 명소들을 꽤 많이 돌아다녔는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울산 여행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대왕암 출렁다리와 송림길, 정말 가볼 만할까대왕암 출렁다리는 울산 동구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바다 위를 걸을 수 있게 설계된 보행교입니다. 여기서 보행교란 차량 통행 없이 사람만 건널 수 있도록 만든 다리를 의미합니다. 추석 연휴 때 가족들과 일산해수욕장에 들렀다가 대왕암.. 2026. 4. 4. 이기대 해안산책로 (트레킹 코스, 오륙도 스카이워크, 등산로) 일반적으로 이기대 해안산책로는 평탄한 바닷길로 알려져 있지만, 제가 직접 다녀온 결과 실상은 꽤 달랐습니다. 해운대에서 출발해 이기대까지 향했던 그날, 저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마주했습니다. 블로그 사진만 보고 '가벼운 산책'을 기대했다면 큰 코 다칠 수 있는 코스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광안대교와 마린시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절경, 그리고 약 8,000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지질학적 가치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완연한 봄 날씨 속에서 남편과 함께 아침 일찍 출발했던 그날의 경험을 토대로, 이기대의 실제 모습을 검증해보겠습니다.이기대 트레킹 코스, 실제로 걸어보니이기대 해안산책로는 총 구간이 약 4~5km로, 왕복 2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 소요됩니다. 저.. 2026. 4. 3. 진해 벚꽃축제 (경화역, 여좌천, 해군사관학교) 부산에서 30분만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진해, 여러분은 왜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도 부산에 살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진해군항제를 주말에 다녀왔습니다. 집 근처 달맞이길 벚꽃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진해의 벚꽃은 정말 차원이 달랐습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이 마치 눈송이처럼 떨어지는 순간, 왜 사람들이 진해를 '대한민국 벚꽃의 성지'라 부르는지 단번에 이해가 갔습니다.경화역, 멈춘 기차가 더 아름다운 이유아침 8시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경화역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혹시 너무 늦게 온 건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였죠. 경화역은 1926년에 처음 문을 연 간이역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진해 시민들의 출퇴근 발이 되어주었던 곳입니다. .. 2026. 4. 2. 이전 1 2 3 4 5 6 7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