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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그린레일웨이 야간산책 (청사포, 송정, 다릿돌전망대)

by hks1000 2026. 3. 24.

해운대그린레일웨이 해변열차사진

저희 집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해운대그린레일웨이는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작년 봄부터 이곳을 달리기 시작했는데, 처음 청사포 언덕을 넘어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을 때의 황홀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예전 동해남부선 철길이었던 이 구간은 큰아이가 3~4살 무렵 함께 기차를 타고 부전으로 나가던 추억이 서린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미포에서 송정까지 4.8km 구간이 해안 산책로로 재탄생하여 퇴근 후 저녁 러닝 코스로 애용하고 있습니다.

청사포에서 송정까지, 두 가지 색다른 풍경

그린레일웨이의 가장 큰 매력은 청사포를 중심으로 양쪽 구간이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는 점입니다. 청사포에서 미포 방향으로 달리면 해운대 시내의 높은 건물들과 부산을 상징하는 광안대교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여기서 광안대교란 부산 수영구와 해운대구를 잇는 총 연장 7.4km의 현수교로, 야간에는 화려한 조명으로 유명한 랜드마크입니다. 멀리 오륙도까지 보이는 이 구간은 도심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 일품입니다.

주말 저녁이면 유람선에서 폭죽이 터져 오르는 광경을 보며 달릴 수 있어서 제 주말 러닝 코스는 항상 청사포-미포 구간입니다. 반대로 청사포에서 송정 방향은 송정해수욕장의 잔잔한 파도 소리가 포근함을 선사합니다. 바람이 조금 부는 날이면 서핑하는 사람들과 버스킹 공연이 어우러져 달리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이 구간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활용한 레일바이크 산책로로, 총 4.8km 구간이 평탄한 데크길로 조성되어 있습니다(출처: 부산관광공사). 여기서 폐선 부지 활용이란 더 이상 운행하지 않는 철도 부지를 관광자원으로 재개발하는 도시재생 방식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걸어보면 옛 철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어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제 경험상 이 구간은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여름 저녁 9시가 넘어도 사람들이 꽤 많은 편인데, 낮 최고기온 34도를 넘나드는 날씨에도 해가 지면 바닷바람 덕분에 시원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년 7월 저녁 8시경 달렸을 때 땀은 나지만 습한 느낌 없이 쾌적하게 운동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릿돌전망대와 야간 조명 문제

그린레일웨이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다릿돌전망대입니다. 청사포와 송정 중간 지점에 위치한 이 전망대는 바다 위로 돌출된 구조물 바닥에 강화유리를 설치하여 발밑으로 파도가 철썩이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솔직히 처음 유리판 위를 걸을 때는 저도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이곳의 강화유리는 두께 30mm 이상의 접합안전유리로, 1제곱미터당 500kg 이상의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여기서 접합안전유리란 여러 겹의 유리를 특수 필름으로 접착하여 파손 시에도 파편이 튀지 않도록 만든 안전유리를 말합니다. 아무리 안전하다 해도 유리판 밑으로 파도가 보이면 본능적으로 무서운 건 어쩔 수 없더군요.

다릿돌전망대는 작년 7월에 개장했으며 현재 블루라인파크의 주요 포토존으로 자리잡았습니다(출처: 해운대구청). 외국인 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 명소가 되었는데, 낮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 한 장 찍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다만 야간 산책이나 러닝을 즐기는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조명 시설입니다. 해변열차 정거장 주변은 밝게 조명이 설치되어 있지만, 그 사이 구간은 상당히 어두컴컴합니다. 작년 여름 저녁 9시 넘어 달릴 때 바닥이 잘 보이지 않아 넘어질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살린 관광명소인 만큼 안전을 위한 조명 보강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국내 주요 해안 산책로의 조도 기준은 평균 20룩스 이상을 권장하고 있는데, 그린레일웨이 일부 구간은 이보다 낮은 것으로 체감됩니다. 여기서 룩스(lux)란 조명의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1룩스는 1제곱미터당 1루멘의 빛이 비치는 밝기를 의미합니다. 해변열차 이용객뿐 아니라 건강을 위해 야간 운동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구청 차원의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운동 후 송정 쪽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그린레일웨이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입니다. 송정에는 해물칼국수, 돌짬뽕, 생선구이 맛집이 즐비하고, 청사포는 조개구이로 유명합니다. 저는 주로 송정 쪽 생선구이집에서 고등어구이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데, 운동 후 먹는 식사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곳을 찾을 계획이라면 일몰 시간에 맞춰 방문하시길 추천합니다. 바다 너머로 지는 노을이 정말 장관입니다. 주차는 청사포 공영주차장이나 송정해수욕장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하고, 편안한 운동화는 필수입니다.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는 이런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새삼 행운처럼 느껴집니다. 고향 친구들에게 러닝 사진을 보내면 너무 부러워하는데, 부산 도심에서 이렇게 접근성 좋은 해안 러닝 코스가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wIEyjoa-fr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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