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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보리암 여행 (주차, 상사바위, 멸치쌈밥)

by hks1000 2026. 4. 18.

남해보리암 해수관음보살 사진

솔직히 10년 전에 차를 몰고 보리암 중턱까지 올라갔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냥 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단풍철 남해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주차 안내도 예전과 달랐고, 셔틀버스라는 개념 자체가 생겨 있었습니다. 처음 가시는 분들, 혹은 저처럼 오래전 기억만 가지고 다시 찾는 분들이라면 미리 알고 가는 게 훨씬 낫습니다.

보리암 주차, 이것만 알고 가세요

단풍 절정 시즌에 보리암을 찾으면 첫 번째 관문이 바로 주차입니다. 저도 직접 겪어봤는데, 이게 생각보다 당황스러운 상황입니다.

복곡제1주차장(보리암 초입)에 주차를 하면 셔틀버스를 타고 복곡제2주차장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여기서 셔틀버스란 관광지 내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운영하는 유료 순환 버스를 말하는데, 탑승 시 별도 요금이 발생합니다. 문제는 이 안내가 주차장 입구에서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그냥 주차를 했다가 나중에 버스비가 따로 든다는 걸 알게 되어 약간 바가지 쓴 기분이 들었습니다.

관광지 혼잡도 관리를 위해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 자체는 이해합니다. 실제로 단풍철에는 차량이 몰리기 때문에 보행자 안전 측면에서도 셔틀 운영은 필요한 조치입니다. 다만 입구에 명확한 안내 표지판 하나만 세워줘도 방문객이 당황하지 않을 텐데, 그 부분은 아쉽습니다. 내려올 때도 비슷한 시간대에 사람이 몰리다 보니 버스 대기 시간이 꽤 생깁니다.

보리암 방문 전에 알아두면 좋을 실용 정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단풍철·성수기에는 복곡제1주차장 주차 후 셔틀 탑승 요금이 별도 발생
  • 복곡제2주차장에서 보리암까지 도보 약 20분 소요
  • 늦가을 방문 시 버스 대기 시간 동안 체감 온도가 상당히 낮으므로 패딩 필수
  • 편안한 운동화 또는 등산화 착용 권장 (상사바위 코스 포함 시 더욱 중요)

상사바위까지 가야 보리암이 완성됩니다

보리암에서 해수관음상 앞에 섰을 때, 알록달록한 단풍과 남해의 잔잔한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햇빛을 받은 바다가 은색으로 반짝이는 장면은 사진으로도 담기 어려운 풍경이었습니다.

그런데 보리암에서 저 멀리 상사바위가 보이는 겁니다. 편도 20분 정도 거리라고 해서 남편과 함께 걸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상사바위에 올라서니 보리암 전체 모습과 금산의 기암괴석(奇巖怪石), 그리고 상주은모래비치까지 한 프레임에 담기는 겁니다. 여기서 기암괴석이란 오랜 풍화·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독특한 형태의 바위 군락을 의미하는데, 금산은 이런 지형 경관이 국내 최상급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보리암 쪽에서 상사바위 방향으로 이어지는 탐방로는 일부 구간이 좁고 바위 위를 걸어야 하는 구간도 있어 집중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도착하는 순간 그 수고가 완전히 보상받습니다. 저는 안 왔으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 같습니다. 보리암만 보고 돌아서는 분들이 많은데, 체력이 된다면 꼭 상사바위까지 발걸음을 이어가시길 권합니다.

남해 금산은 명승 제39호로 지정된 자연경관 보호구역입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금산은 기암괴석과 상록수림이 조화를 이루며 사계절 내내 독특한 경관을 제공하는 장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출처: 문화재청).

독일마을, 맥주만 마시고 오면 절반밖에 못 본 겁니다

보리암을 뒤로 하고 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독일마을이 나옵니다. 주황색 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풍경이 확실히 이국적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사진 찍고 맥주 한잔 하는 곳 정도로 생각했는데, 들어가 보니 파독광부·파독간호사 기념관이 있었습니다.

파독(派獨)이란 1960~70년대 대한민국 정부가 독일에 파견한 광부와 간호사를 통칭하는 표현입니다. 쉽게 말해 당시 외화를 벌기 위해 낯선 땅 독일로 떠난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과 노고가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분들이 보내온 외화가 우리나라 경제 개발의 발판이 됐다는 사실을 다시 실감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당시 한국의 해외 파견 근로자 송금액은 1960년대 국가 외화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출처: OECD).

전시관을 나온 뒤에는 독일식 족발인 슈바이네학센을 안주 삼아 앉았습니다. 슈바이네학센이란 돼지 무릎 관절 부위를 통째로 구워 낸 독일 전통 요리로, 우리나라 족발과는 식감과 풍미가 전혀 다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이 살아 있어 맥주와 잘 어울렸습니다. 남편은 운전 때문에 무알콜 맥주를, 저는 수제 맥주 한 잔을 마셨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운동기구가 있어 허리돌리기, 팔돌리기도 한 번씩 해봤는데, 집 앞에 있는 기구는 쳐다도 안 보면서 남해에 와서 하고 있으니 웃기기도 하더라고요.

멸치쌈밥과 유자차, 남해의 맛을 닫는 방법

독일마을에서 내려와 집으로 향하는 길, 남해 하면 빠질 수 없는 멸치쌈밥을 먹었습니다. 솔직히 멸치는 친정집에서 조림 반찬으로 늘 나오던 음식인데 제대로 먹어본 적은 없었습니다. 이번에 처음 도전해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습니다.

남해 멸치쌈밥은 시래기와 함께 졸인 멸치조림을 쌈채소에 얹어 먹는 방식입니다. 먹다 보면 국물이 강된장처럼 진해지는데, 그때 밥을 비벼 먹으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납니다. 멸치회무침은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맛이라 생선을 잘 못 드시는 분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남해 멸치는 칼슘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재료로, 수산물품질관리원 기준에서도 품질 우수 수산물로 분류됩니다. 여기서 불포화지방산이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지방 성분으로, 등 푸른 생선에 특히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출처: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식사 후에는 앵강마켓에 들러 유자병차를 마셨습니다. 유자병차란 유자 속을 파내고 그 안에 홍차를 넣어 숙성시킨 차로, 유자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그대로 우러나와 향긋하면서도 면역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플라보노이드란 식물에 함유된 항산화 물질로, 세포 손상 방지와 면역 기능 지원에 관여하는 성분입니다. 쌀쌀한 가을 날씨에 따뜻한 유자병차 한 잔은 딱 맞는 마무리였습니다. 앵강마켓에는 어간장, 다시마, 건어물 등 선물용 세트도 잘 구비되어 있어서 기념품을 고르기에도 좋았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길가에서 파는 남해 유자를 한 봉지 사가지고 왔는데, 겨울 내내 유자청을 담가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남해 여행, 짧은 일정이라도 보리암과 상사바위, 독일마을 파독기념관, 멸치쌈밥 이 세 가지는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주차 문제만 미리 파악하고 가시면 불필요한 당황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다음에 또 남해를 찾는다면 금산 정상까지 올라가서 컵라면을 먹어볼 생각입니다. 산 정상에서 먹는 라면 맛은 어떤 식당도 따라오기 어렵다는 걸 경험으로 압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AhXCVbmZA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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