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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 초콜릿 체험 (첨성대초콜릿, 감포참가자미, 동궁과월지)

by hks1000 2026. 3. 16.

경주 황리단길 수제초콜릿사진

학창시절 수학여행으로 처음 만났던 경주는 그저 천 년 역사가 잠든 박물관 같은 도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다시 찾은 경주는 완전히 다른 곳이었습니다. 황리단길에서 만난 첨성대 모양 초콜릿, 감포 바닷가에서 맛본 참가자미 정식, 그리고 동궁과 월지의 압도적인 야경까지. 직접 겪어보니 경주는 단순히 역사만 품은 도시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살아있는 여행지였습니다.

황리단길에서 만난 신라 천년의 맛, 첨성대초콜릿

황리단길을 걷다 보면 젊은이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서 저는 경주만의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초콜릿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첨성대초콜릿'과 '경주문화재초콜릿'입니다.

첨성대초콜릿은 황리단길 인근에 위치하며 벨기에산 고급 쿠베르튀르 초콜릿을 사용합니다. 여기서 쿠베르튀르란 카카오 함량이 높고 카카오버터 비율이 31% 이상인 프리미엄 초콜릿을 의미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형제가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족반죽이라는 전통 방식으로 초콜릿 베이스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족반죽은 발로 반죽을 밟아 찰기를 높이는 방식인데, 이 방법을 초콜릿 제작에 응용한다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경주문화재초콜릿에서는 첨성대, 다보탑, 석가탑, 에밀레종 등 신라 7대 문화재를 정교한 몰드(mold)로 재현한 초콜릿을 만납니다. 몰드란 초콜릿을 특정 형태로 성형하기 위한 틀을 말합니다. 직접 구경해보니 디테일이 살아있어서 먹기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초콜릿 체험 프로그램은 상시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방문 전 매장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체험은 못했지만 완성된 초콜릿을 구매해서 선물용으로 활용했는데, 받는 분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황리단길에는 초콜릿 외에도 십원빵이라는 재미있는 간식도 있습니다. 실제 10원 동전 모양으로 구워낸 빵인데,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비주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황리단길 곳곳에서 이런 독특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7번 국도를 타고 감포로, 참가자미 정식의 진한 바다 맛

경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7번 국도 드라이브입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감포항이 나오고, 조금 더 올라가면 문무대왕릉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문무대왕릉은 바다에 위치한 수중릉으로, 신라 제30대 왕인 문무왕이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유언에 따라 조성된 특별한 무덤입니다(출처: 문화재청).

저는 결혼 전까지 가자미라는 생선을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내륙 지방인 진주에서 자라다 보니 미역국도 소고기나 조개를 넣어 끓이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시댁이 감포 쪽이라 가자미를 미역국에 넣어 끓이거나 전으로 부쳐 먹는 문화를 접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지금은 가자미 미역국이 더 익숙하고 맛있게 느껴집니다.

감포에서 맛본 참가자미 정식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참가자미는 동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으로, 봄철이 제철입니다. 감포 지역에서는 이 가자미를 덕장에서 꾸덕꾸덕하게 말려서 조림이나 구이로 먹습니다.

가자미 덕장에서는 이렇게 준비합니다:

  • 갓 잡아온 참가자미를 깨끗이 손질
  • 바닷바람과 햇살에 3~5일간 자연 건조
  • 적절한 수분이 남아 쫄깃한 식감 완성

제가 방문한 식당에서는 덕장에서 말린 가자미를 간장 양념에 조려서 내주었는데, 비린내 없이 깊은 감칠맛이 살아있었습니다. 밑반찬으로 나온 봄나물과 함께 먹으니 봄철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7번 국도를 따라 시원한 동해 바다를 보며 드라이브를 하니 직장생활로 꽉 막혀 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감포에서 경주 시내로 돌아가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저는 '역시 바다는 사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궁과 월지 야경, 천년을 품은 밤의 찬란함

경주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동궁과 월지의 야경입니다. 동궁과 월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 터로, 과거에는 안압지라고 불렸습니다. 이곳은 통일신라시대 왕족들이 연회를 열고 휴식을 취하던 공간으로, 현재는 사적 제1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저는 참가자미 정식을 먹고 해질 무렵 동궁과 월지로 향했습니다. 해가 지면서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하는 전각들의 모습은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물에 비친 건물의 반영이 마치 또 하나의 궁궐을 만들어내는 듯했습니다.

평일 저녁인데도 사진 스팟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사진을 찍기는 어려웠지만, 오히려 눈으로 오래 담아둘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연못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각기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걸음을 멈출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선사했습니다.

동궁과 월지를 제대로 즐기는 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해질 무렵(오후 6~7시) 도착하여 낮과 밤 풍경을 모두 감상
  • 주말보다는 평일 방문 권장 (상대적으로 한적함)
  • 연못 한 바퀴를 천천히 돌며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

동궁과 월지를 둘러보고 나니 일주일간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경주가 단순히 역사 공부를 위한 답사지가 아니라, 현대인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걸 몸소 체험했습니다.

경주는 부산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도 좋습니다. 제 경우 일 년에 두 번 정도 경주를 찾는데, 갈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발견합니다. 불국사에서 소원을 빌고, 대릉원에서 천년의 기운을 느끼고, 황리단길에서 트렌디한 카페와 맛집을 즐기는 것. 이 모든 게 하루 만에 가능한 곳이 바로 경주입니다.

다음 방문 때는 벚꽃이 만개하는 봄철에 맞춰 경주 벚꽃 마라톤에 참가해보고 싶습니다. 벚꽃길을 달리며 천년 고도의 봄을 온몸으로 느끼는 상상만으로도 설렙니다. 경주는 그런 곳입니다. 언제 가도 새롭고, 언제 가도 푸근한 고향 같은 여행지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tNov9LBdw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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